LW_ 생각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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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와 만나던 날,,수중분만 일기를 다시 꺼내봤습니다.

가정 생각
작성자
모랑살
작성일
2018-12-08 22:10
조회
762
사랑이와 만나던 날,,수중분만 일기를 다시 꺼내봤습니다.

------------------------------------- (2005년 4월 9일 적음)
3월 28일의 일기를 씁니다..
13일 지난 일기를 쓸 수 있을까,, 써서 뭣할까,, 기억이 나야 쓰지....
안 잊혀지니까 쓸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

오전 9시,, 병원으로 향합니다..
장모님과 아내(산모)와 뱃속의 사랑이와 운전기사(아빠)

병원에 들어서자 바로~ 출산 준비에 들어갑니다..
3월 22일 예정일이 6일 지난 상황이고, 아기도 좀 작은 편이라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유도분만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옛날의 유도분만과는 개념이 다른 것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억지로 아기를 밀어내는 것인데, 요즘 유도분만은 아기가 나오도록 유도할 뿐, 힘줘서 나오는 것은 자연분만과 똑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분만촉진제를 맞고 나자,, 바로 진통이 옵니다..
오전은 가뿐하게 지내고,, 점심을 먹으려하니 혼자 움직이기 어려울만큼 진통이 심해 집니다.. (자연분만으로 애기 낳을 때, 굶어야 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속이 울렁거려서 점심은 걸렀습니다. 남편이 그 밥을 대신 먹었습니다.

오후 1시, 2시, 진통이 심해집니다..
라마즈 분만법에서 연습한 호흡도 하고, 지름이 60cm는 될만한 큰 공을 끌어안고 엎드려서 진통을 이겨냅니다. 아로마오일이 진통 감소에 효과가 있다면서 간호사가 산모의 커다란 배 전체에 아로마 오일을 발라줍니다.. 남편이 해야 하니까 잘 보라고 하더군요... 물론~ 나중엔 제가 했습니다..

그 고통을 이해하고 느낄 수는 없었지만,, 힘겹게 진통의 순간을 버티는 아내의 모습을 봅니다.. 짧은 진통이 10분 간격으로 오다가,, 긴 진통이 점점 자주 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피가 흐르기 시작하고,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집니다. 심심할까봐 가져다 놓은 잡지책은 눈에 들어올리 없습니다..

아기의 심장소리를 예민하게 확인합니다.. 출산에 임박해서 아기의 심장이 멎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럴 때면 비상사태,, 긴급 수술을 해야 아기와 산모가 생명을 건질 수 있는 것이랍니다... 쿵떡~ 쿵떡~쿵떡~,, 잘 뜁니다.. 후훗

그러는 동안 자궁경부(아기가 나오는 문)가 얼마나 열렸는가를 확인해 봅니다.. '내진'이라고 하는데, 소독장갑을 끼고 손으로 직접 자궁경부를 만져봐서 알아보는 것입니다. 분만촉진제를 맞는다해도 몇일씩 걸리는 산모도 있곤 한데, 우리 아내는 뭐든 잘 합니다.. 금방 진척이 보이고 1cm, 2cm,,, 3cm,,,,
4cm,,,,,, 5cm까지 열리면 수중분만실로 갈 것인데,, 4cm 정도 열렸을 때, 자궁벽이 얇은 상태가 좋기 때문에, 수중분만 욕조로 갑니다..

오후 3시... 수중분만 시작...

욕조,, 충분히 넓은 욕조에, 남편이 기대 앉을 수 있고, 그 앞에 산모를 안아 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은 따뜻하게 양수의 온도만큼 데워져 있고, 산모와 남편만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내진,, 자궁경부가 얼마나 열렸나,, 아기의 심장소리는 우렁차고 건강한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5cm, 7cm, 8cm,, 9cm,,,,, 10cm까지 열리면 충분히 열린 것이랍니다.. 아기의 머리 지름이 10cm정도 되기 때문이죠.. 내진을 한번 할 때마다 욕조에 피가 쏟아져 나옵니다.. 얼마나 아픈 것일까,, 어디 어디가 아프단 말도 못하고 신음소리만 냅니다.. 나중 말로는 정신이 몽롱한 상태여서 어디가 얼마나 아픈 것인지 조차 알지 못할 상태였고, 몽롱한 기분에 힘을 주니 힘도 안 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산모는 신경이 날카롭겠죠? 고통중에 느긋할리 없죠.. 남편과 간호사는 그 고통을 모르니 진통이 잦아들었을 때는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리기도 합니다.. 산모는 그 순간,, 자신의 고통을 모르는 사람들이 다른 얘기를 나누는 자체가 몹시 신경에 거슬린답니다.. 더구나 남편이 간호사(여자)들이랑 나누는 얘기는 더 신경이 쓰였나봅니다.. 그 순간에도 최대한 유머를 살려서 한마디,, "작업 하지 마~" 하지만 그 말속의 고통이 느껴지길래, 간호사와의 잡담을 중단했습니다..

욕조에는 피가 섞인 물이 가득하고, 힘을 주기 시작합니다.. 임신초기 윗배가 나오다가, 10개월째 되어선 아랫배로 불룩한 것이 옮겨 가더니,, 그 것이 더 밑으로 내려갑니다... '더~ 더~~~ 자~자,, 좀 더~~~' 드라마에서만 듣던 말을 내 앞에 있는 조산원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 품에 안긴 아내는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힘겨운 힘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노랗게 보여야 아기가 나옵니다'라고 하는 말이 간호사의 참고사항이었습니다..

피가 더 많이 나옵니다.. 아랫배가 불룩해졌습니다.. 무언가,, 밀고 나오는 것이 보입니다... 아기가 나올 곳이 조금씩 불룩해지긴 하는데,, 아직은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진통이 옵니다.. 그 때 힘을 줘야 합니다.. 힘~~.. 무엇인가 밀고 나옵니다.. 세상에서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것이 보입니다.. 힘겹게 밀치고 있습니다... 다시 힘이 빠집니다... 힘을 줍니다~~ 힘..... 외음부가 불룩해지면서 아기의 머리가 보입니다.. 힘겹게 밀지만, 엄마의 힘이 빠질 때면 다시 안으로 밀려들어갑니다..

머리가 크답니다... 간호사 짐작에는 3.4kg 이상 될 것 같답니다.. 출산직전까지 초음파로는 2.6kg의 작은 아기여서 출산에 힘이 부칠 수도 있다고 했는데, 크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아니랍니다.. 잘해야 2.7kg정도 될 것이랍니다.. 손에는 수술용 가위를 들고 있습니다. "자~ 힘주세요.. 적절한 타이밍에 회음부를 절개할 겁니다... " 여유있게 앞에 앉으신 선생님.. 또 다시 진통이 옵니다.. 힘을 줍니다... 가위를 든 손이 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피가 왈칵 쏟아집니다.. 금새 아기를 들어 올립니다.. 아기의 왼발에 탯줄이 두바퀴 감겨 있습니다.. 그 연약한 아기를 이리 저리 돌리면서 발에 감긴 탯줄을 풀어냅니다.. 탯줄, 길더군요.. 그 탯줄이 목에 감긴 아이도 가끔 있는데, 그런 경우도 긴급 수술 대상이라고 하더군요...

탯줄이 달린채로,, 엄마의 품에 안깁니다... 오후 4시 40분....
아기는,, 그렇게 세상에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의 품에서 첫번 호흡을 시작합니다..

집게 가위 2개를 더 가지고 옵니다.. 탯줄의 중간에 5c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양쪽을 꽉 조여서 고정시켰습니다.. 아내를 안고 있는 나에게 가위를 주면서, 그 사이를 자르라고 합니다... 스르륵~,, 나일론 줄도 아닌 것이, 종이도 아닌 것이, 뭔가 섬유질이 느껴지면서 촉촉한 것이 잘려 나갑니다.. 두렵지도 않았고, 멋진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감동스런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엄마와 아기는 아빠의 손에 의해 세상에서 둘로 살아가는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엄마의 태반에 연결된 탯줄에도 집게가 매달려 있고, 아기의 배꼽에 달린 탯줄에도 집게가 달려있습니다.. 그대로 아기는 엄마의 품을 잠시 떠나서 몸을 닦고 체중과 기본 검사를 합니다...

엄마도 욕조에서 나와 수술대 위로 옮겨 갑니다. 직접 걸어서 옮겨 갑니다..
"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너의 우편에 그늘 되시니,,
낮의 해와 밤의 달도,, 너를 해치 못하리,,
하나님는 너를 지키시는 자, 너의 환란을 면케 하시니
그가 너를 지키시리라,, 너의 출입을 지키시리라,,
눈을 들어 산을 보아라,, 너의 도움 어디서오나,,
천지 지으신,, 너를 만드신,, 여호와께로다,, " x 3.

회음부가 절개된 채로,, 태반과 탯줄이 그냥 늘어진채로,,
세상에서 사랑이가 처음 들은 것은 하나님께서 그 영혼을 축복한다는
어머니의 축복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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